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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이야기들

군, 1만원짜리 USB 95만원 주고 구입이라는 기사에 대한 꿈꾸는자의 잡생각...

아침에 군이 1만원짜리 USB를 95만원에 납품받은 것에 대해서 예산낭비라는 기사를 보고서는, 처음에는 엄청나게 황당해했었다는.

또, 전형적인 납품비리였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기사를 보니, 대대포병사격지휘체계(BTCS)의 전술통제기에 사용하는 USB(4GB)를 95만원에 납품받았다는 기사를 보고서는 좀더 내용을 살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기사의 논조와 이 일에 대한 답변을 보니... 조금 이상하게 전개가 되어있었다.

'메모리용량 4GB 1개당 단가가 무려 95만원이라고 하지만, 상용 USB는 시중에서 1만원이면 된다'는 예산낭비지적과, 방위사업청은 군용 USB의 경우 영하 32도~영상 50도까지 사용이 가능하고, 충격과 진동에 대비해 모든 제작과정을 자체설계하면서 납품단가가 높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한 점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상용 USB도 그 조건에서는 동일한 사용가능제품이기 때문에.

국방부 감사관실에서 해당 USB조달단가가 비싸다고 판단, 예산절감과 예비수량 적기 확보를 위해 상용품으로 전환하라고 통보했다 한다.

송모 의원은 '성능 및 기능 중에서 1만원대인 상용제품 USB와 차이가 크게 없음에도 군용 USB가 95배나 비싼 제품을 사용한 것은 전형적인 예산 낭비 사례'라며, 군이 왜 비싼 군용 USB를 선택했으며 적정가격인지 검증을 통해 철저하게 밝혀야 할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http://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44785&fbook=1&fb_comment_id=fbc_10150371485699066_19894576_10150371523514066&ref=notif&notif_t=open_graph_comment#f56a621b4
[기사원문] 

자... 기사를 읽어보니... 좀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이 기사의 오류를 하나씩 지적해보겠습니다.

먼저, USB자체가 워낙에 작은데다가, 보안의 문제때문에 정말 시중의 USB를 사용하면 문제가 되는지는 일단 둘째라고 해도,

1. 상용 USB를 택하지 않고, 군용 USB를 택한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는 점
2. 온도, 충격과 진동에 대비해 모든 제작과정을 자체설계했다?
3. 정확한 이유없이 단지, 상용품으로 전환하라고 통보?
4. 국내에도 미국방성수준의 보안 USB제품이 있다는. ( 가격 25만원 대 ) 


이렇게 크게 3가지 이유를 들어보겠습니다.

1. 상용 USB를 택하지 않고, 군용 USB를 택한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는 점

군용과 보안용의 특별한 사유때문에 USB자체에 여러가지 특별한 장치들을 하는 경우가 있다. 긴급상황일때에 복구가 불가능하게 한다던지, 내부 데이터를 in/out 바운드시 모두 암복호화 한다던지의 복잡한 장치들. 더군다나 그런 암호화 칩셋까지.

단지, 온도와 충격정도라고 설명을 한 '담당자'가 누구인지 정말 궁금하네요.

2. 온도, 충격과 진동에 대비해 모든 제작과정을 자체설계했다?

구조적으로 '군 보안'과 관련된 구조적인 부분이나,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제작되었는지 정말 잘알고 있었는지 의심되는 대다가, 정말... 자체제작을 한것인지도 의심되네요.

만일, 군 내부에서 설계를 하였거나, 설계를 의뢰하였다면. 해당 RFP나 요구조건들에 대해서 좀더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대응했어야 하는데... 정말. 자체 설계한것 맞나요?
이 이유는 4번째에서 좀더 상세하게...

3. 정확한 이유없이 단지, 상용품으로 전환하라고 통보?
 
더 황당한것은. 분명 보안용 USB가 사용되는 이유가 있을 수도 있는데. 단순하게 그냥, 상용 USB 제품을 써라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더 황당하다는.

4. 국내에도 미국방성수준의 보안 USB제품이 있다는. ( 가격 25만원 대 ) 
 
제가 제품을 찾아보니... 국내에 '아이언키'라는 보안 USB제품이 있군요.

CC인증테스트를 거치고, ISO15408표준에 근거한 평가 보증레벨 EAL4+등급을 만족한다고 하고.
이 CC인증테스트를 거친 후에는 미 NASA나 미 국방부에서 사용하는 기준이라고 하네요.

2008년도 기준으로 가격이 4GB에 25만 5천원이라고 하는...

다른 기사를 살펴보니...
95만원중에.. 75만원이 정비비용이었다죠?

그럼... 유추해보자면...

국내 제품이거나 유사한 '보안 USB'제품을 구매하고 거기에 '정비비용'을 책정해서...
납품한것이 이번의 공급 시나리오 였을까요?

물론, '보안 USB'를 검증하고, 테스트 하는 장비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장비가 고가일 수도 있구요.
전체적인 솔루션 공급이 600개당 95만원이니... 57,000만원정도가 전체 공급가격...

75만원이 정비비용(?)이었다고 하다면... 4천5백만원이... 이 테스트 장비 비용일까요?
2대정도의 복잡합 소프트웨어 시나리오나, 암복호화를 위한 솔루션 라이센스 비용등등을 포함한다면...
그렇게 불가능한 금액도 아니네요.

그냥. 유추해보자면...
실제 공급된것이...

600개의 보안등급이 높은 CC인증을 받은 제품 4GB제품이고.
약 2천여만원의 정비 및 테스트 장비가 2대 들어간 것이라면...

앞뒤가 맞을 수도 있네요.

종합적으로 살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 논란을 해석해보면.

600개의 보안USB 4GB 제품과 2대 정도의 정비 및 테스트 장비의 제품이 공급된 것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고 있는 군의 예산이나 책임자들이...
답변을 잘 못해서 벌어진 넌센스 일것이고.

나쁜쪽으로 해석하면...

600개의 보안USB 4GB 제품을 납품받으면서... 얼렁뚱땅...
라이센스 비용처럼 만들어진 솔루션이... 블랙머니가 되는 방법이었을 것이고.

더 나쁜쪽으로 해석하면...

600개의 USB에 대충 보안인것처럼 꾸며서...
전체적으로 블랙머니를 만든것일 수도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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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결론적으로...

정말 제대로 공급되어진 환경이라면
그런 환경에 대한 이해도 없이 사용하고 있거나 답변에 참여한 것도 황당한것이라는...

구조적으로 그런 황당한 것이 아니라...
그냥 전형적인 납품비리였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