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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이야기들

척추전문병원 우리들병원에서 새롭게 만난 제너럴닥터의 김승범 원장에 대한 이야기...


 

새로운 의료를 위한 오래된 소통


제너럴닥터 김 승 범 원장



병원과 카페를 접목시킨 독특한 운영 방식 탓에, 제너럴 닥터는 최근 언론이나 인터넷을 통해 꽤 유명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병원(혹은 카페) 측은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테마가 있는’ 병원 혹은 카페로 인식되기보다는, 병원이라는 권위적 공간이 카페라는 소통의 공간으로 이동했다는 사실, 그 지점에서 이해되어지길 바란다. 병원이란 단순히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이 아닌 환자와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곳이라고 믿는 제너럴 닥터의 김승범 원장을 우리들병원 직원강좌에서 만나보았다.




과거 특별한 기술이나 진단 장비가 발전하기 전 의사와 환자는 말로써 서로를 이해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장비와 기술이 발전하면서 의사와 환자간에 점점 이야기가 중단되었고, 세계적으로 그에 대한 대안들이 하나 둘씩 떠오르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식으로 환자들과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을까요? 저희 병원을 예로 의료에서 소통이 왜 중요한지 간단히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의학은 근본적으로 사람을 다루는 학문입니다. 사람이 있어야 병도 있고, 병이 있어야 의학도 있는 법이죠. 환자들에게는 각각 자신만의 드라마가 있고 그들은 모두 자신만의 드라마의 주인공입니다. 질병이라는 것은 환자의 삶이라는 드라마에 추가로 드리워진 무겁게 누르고 있는 스트레스일 뿐입니다. 우리가 만약 환자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궁금해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을까요?

소통을 하기 위해서 의료는 삶의 연속선상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한 이야기를 듣는 것에서 끝나면 안됩니다. 기록되고 저장하지 않은 이야기는 소멸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환자의 중요한 이야기를 기록하지 못한다면 없어지거나 왜곡되어 버리겠죠. 그래서 버려지는 이야기가 결국 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 소통에도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저희 병원은 환자 노트를 만들어 빈 종이를 놓고 환자들의 이야기를 모두 빠짐없이 적어 내려갑니다. 즉, 환자를 대할 때에 그 사람의 메디컬 히스토리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진짜 스토리도 다룰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되죠.


또한 소통은 인지과학을 통해 일어나는데요, 인지란 무엇일까요? 흔히들 이야기하는 인지와 인식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대상을 어떤 감각 과정을 통해 입력받아서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인식이라면 대상을 보고 어떤 느낌을 갖는 것, 감정 혹은 행동의 변화로까지 이어지는 것이 과정적이고 능동적인 인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인지과학은 우리의 경험 값들의 합에 의해 마음이 결정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경험의 누적으로 보는 것이죠. 마음이란 건 뇌와 몸과 환경이 상호적으로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행동인데,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과거로부터의 인지의 결과입니다. 이것이 바로 저희 제너럴 닥터의 목표와도 부합되는 점인데요, 저희는 병원에 대한 인지를 바꾸고 병원 안에서 이루어질 수 없었던 새로운 소통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사실 병원에 대한 느낌이란 건 정해져 있는데 어느 하나만 바꿔서는 전체적인 시그마에 큰 영향을 줄 수가 없어요. 인지는 환자뿐만 아니라 병원에 일하는 사람에게도 뿌리깊게 박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병원에 대한 인지를 구성하는 요소를 없애고 카페를 구성하는 인지 체계에 도움이 되는 구성요소를 넣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어떤 사람이 병원에 대한 인지를 거치게 되면 당연히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소통밖에 기대할 수 없었던 것을 카페에 대한 인지를 거치게 함으로써 새로운 병원에 대한 소통을 만들어 낸 것이죠. 이것이 저희가 가장 크게 이루어낸 도전 성과이자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 즉 소통은 환자와 의료진의 사이에서 감초나 윤활유 같은 역할이 아니라 의료 목적의 가장 중심에 있는 생명력의 원천, 정수와 같은 존재라는 사실입니다. 소통을 살리기
위해서는 내가, 우리가 완전히 바뀌어야 함은 물론, 체계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

 


리포터: 김금지(우리들병원 C&R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