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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봄노트에 있던 글들

도공과 아키텍트...


"자신의 작품에 이름을 새길 떄에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태도(殆土)를  빚는 데서부터  그릇이 완성될 때까지의 과정 , 즉 풀레작업,

  그림 작업, 가마에서의 소성작업은  모두 스스로 해야 한다.

  자기 가마를 가지고 있는 이상 , 이중에 어느 한 과정이라도 타인에게

  맡기면 안된다."

 

  - 기타오지 로산진, 1933년 -

 

로산진은 한가지 작업만 했다고 하네요.

고용한 도공이 다 만들어 놓으면, 작품에 도장 찍기가 자신의 유일한 작업이었다는...

그러면서도...

 

로산진의 경우에는 평가가 극과 극을 달린다고 합니다.

 

자기손으로 흙을 묻히지는 않지만...

 

그는... 정말 탁월한 그릇디자이너 였다는 점입니다.

 

그의 디자인이 무명의 도공의 손에 의해서 완성되었고.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파격적인 디자인까지...

정말 앞서 나간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그의 예술적인 재능은....

요리, 서각, 서예등... 42살에 도예에 입문하고 자신의 미식가 클럽도...

 

심지어는...

일본에서 인간국보에 대한 의견타진이 왔을때에..

'누가 나를 평가하느랴'며 거절했다는 그...

 

이 세상에는 물레를 잘 돌릴 수 있는 사람이 몇천, 몇만명이 있으나..

과연 로산진 수준의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건축가나 의상 디자이너는...

스스로 콘크리트를 다지거나 옷을 재봉하지 않지만..

그 작품은 분명 그들의 것이라는 것이죠.

 

그것은...

처음에 그들의 마음속에서 탄생시킨 것이..

형태가 되었기 때문인것...

 

건축가나 디자이너가...

분명 벽돌을 잘 올리고... 옷을 잘꽤매야겠지만...

 

직접 그 작업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의 작품이 아니라고 하지 않죠...

 

소프트웨어 아키텍트도...

그런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