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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이야기들

[소주토크]올해 스마트폰 열풍 대단했다. - 의료계 트위터 친구 6인의 이야기...

[출처 메디컬업저버 : http://www.moonline.co.kr/News/news_view.aspx?Cid=H0301&Cno=46220 ]
[소주토크]올해 스마트폰 열풍 대단했다
의료계 트위터친구 6인의 이야기
입력 2010.12.27 14:3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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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연구소는 2010년 히트상품 1위를 '스마트폰'으로 꼽을 정도로 올해 스마트폰 열풍은 대단했다. 의료계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스마트폰을 의료에 활용한 갖가지 아이디어가 등장하는가 하면, 진료실 한 켠에서도 틈틈이 외부 사람들과 소통을 시도하는 의료진들이 늘어났다. 

과연 스마트폰 사용으로 이들의 삶이 얼마나 달라지고 변화했을까. 메디칼업저버는 송년을 맞아 평소 트위터에서 MO(@moonline_kr)에 관심을 가지고 임솔 기자(@solplusyou)와도 자주 대화를 나눴던 의료계 파워 트위터친구들을 모시고 올해 스마트폰 열풍과 내년 전망에 대해 짚어봤다. 참석자들이 서로가 서로를 SNS에서 많이 봐왔던 만큼, 어느 소주토크 때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이어갔다. 특히 스마트폰에 이어 아이패드, 갤럭시탭, 맥북에어 등 최신 기기들이 등장해 시작도 하기 전에 토크 주제를 새삼 실감케 했다.   
 
◇일시·장소
2010년 12월 6일 저녁 선릉역 한정식집
 
◇참석자
송상용 삼성의료원 병리과 교수(@super_dragon)
이재호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JaeHoLee2010)
두진경 어비뇨기과 원장(@doojk)
임상진 SL안과 원장(@slasik)
신현묵 명지병원 전산팀장(@zetlos)
김세준 강남세브란스병원 방사선사(@RT_HERO) 


스마트폰으로 달라진 나의 일상
 
 
임상진: 참석하신 분들이 아무래도 기기를 좋아하실 것 같아 아이패드, 갤럭시탭에 맥북에어까지 가져와 봤습니다. 이미 다 보시긴 하셨겠지만 돌려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 듯 합니다.  

두진경: 언제 이것들을 다 사셨어요. 기기들이 등장하니 마치 얼리어답터 모임인 것 같네요. 

송상용: 그럼 소주 한잔과 함께 자주 쓰는 어플리케이션 소개부터 해볼까요. 전 갤럭시 S를 쓰고 있습니다. 주로 쓰는 어플은 스케쥴러, 페이스북, 포스퀘어 등이지요. 외국에 갈 때는 팁 계산 어플도 참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 

두진경: 전 아이폰을 쓰고 있습니다. 트위터, 페이스북을 즐겨하게 되면서 스마트폰 유저가 됐네요. 맛집 탐색을 좋아하는데 ‘윙버스 서울맛집’ 어플이 생각보다 좋은 데를 많이 소개해서 좋습니다. 의학을 위해서는 메드스케이프를 통해 논문검색과 새로운 논문이 발표되면 알려주는 어플, 진료시 여러 공식을 계산해주는 medCalc 등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재호: 저는 작년 12월 2일에 아이폰을 구입했습니다. 가장 많이 쓰는 것은 역시 메일과 사파리지요. 트위터 관련한 앱과 페이스북도 이용하고 있으며, 왓츠앱이나 카카오톡을 쓰면서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또 서울버스로 오는 시간을 보고 연구실에서 나오는데 꽤 정확합니다. 이밖에도 어썸노트, 굿리더 등 일정관리는 기본이지요. 병원 어플도 별도 개발돼서 직원들간의 연락처가 공유돼 쉽게 연락할 수 있고 간단한 모바일 EMR로도 쓰고 있습니다. 


임상진
: 저도 비슷하지만, 할인의 달인은 항상 친구들에게 강추하는 어플입니다. 가지고 있는 신용카드의 정보를 등록하면 개개별 음식점과 할인율을 체크해 줍니다.  

의학프로그램은 안과용으로 개발된 것을 몇 개 이용하고 있습니다, 어플을 통해 시력표나 색맹검사를 간단히 할 수 있지요. 이 검사는 아이패드용에서 검사해볼 경우 상당히 정확하기 때문에 재미있게 써보고 있습니다. 또 복잡한 공식들이 많은 안과에서 렌즈와 도수 등을 계산하는 용도로도 쓰고 있습니다. 

신현묵: 아이폰, 아이패드 유저인 저는 스마트폰으로 일정을 많이 씁니다. 일정이 워낙 많다보니 스마트폰은 좀 작은 것 같아 아이패드가 더 유용하게 쓰이네요. 다음 맵과 교통정보를 알아보는데 정확하게 잘 나옵니다.  

얼마 전에는 원내 소통, 의사와 환자간 소통을 위한 병원 내부용 SNS 개발을 끝냈습니다. 의사분들, 개원가에서 환자를 대상으로 SNS를 구성해보려는 요구가 컸었습니다. 야머 등의 경우에는 개인정보를 노출해야 하지만 SNS의 경우 자신의 구체적인 정보를 숨기면서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재 시범테스트를 거치고 있으며, 어플로 구현되면 조만간 개원가에도 오픈할 생각입니다. 

김세준: 아이폰을 만나게 된 첫 번째 이유가 소통을 해봤으면 좋겠다는 이유였습니다. 교수들은 교수들끼리, 일반직은 일반직끼리만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전체적인 소통을 위해 트위터를 하게 됐지요. 트위터를 즐겨하다보니 오히려 아이폰도 사게 됐어요. 

동호회 활동하면서 회원들에게 연락을 할 때 카카오톡, 엠앤톡 등으로 그룹별로 유용하게 쓸 수 있어서 좋았습
니다. 맛집도 좋아하는데 최근에 TV맛집이라는 어플이 TV에 방송된 맛집만 소개하고 있습니다.  

신현묵: 사실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일이 더 늘어났어요. 기존에는 일정 확인을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스마트폰 일정 관리로 확실히 챙길 수 있지요. 필요한 정보도 실시간으로 인터넷으로 확인하기도 하구요. 

두진경: 위치를 다 알다보니 예전에는 미리 가서 정보도 찾아놓았는데 지금은 일단 가서 GPS를 틀면 어디든 갈 수 있으니, 예전보다 좀 게을러진 것 같기도 합니다. 열심히 들고 다니며 메모하던 수첩도 이젠 없어졌구요. 

임상진: 스마트폰을 하면서 아침에 일어나 날씨를 확인하고 나가면서 이메일도 확인하고, 밖에 나가면서 지도를 보고 주소록, 일정도 확인하고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연결도 하고 좋았습니다. 사실 아이폰 나오기 전에는 이런 것들이 불가능했습니다. 
 
저는 기계를 좋아해 1998년 최초의 PDA 등 안사본 PDA가 거의 없다 싶을 정도였지만, 환상에 불과한 것들이 바로 아이폰으로 이뤄졌다고 봅니다. 이 사실에 감동하다가 트위터도 하고 사람들도 만나는 소통도구가 되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재호: 저 역시 PDA를 전공의 4년차 때부터 병원에서 썼었는데 인터넷이 되지 않던 기억이 있네요. 아이폰이 나오기 전부터 써봤는데, 단 두 번 누르니까 시야에 딱맞게 맞춰지더군요, 간단한 오피스 파일을 열어볼 수 있고, 간단한 이메일도 몇 마디 적어서 보낼 수도 있지요.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면서도 스팸메일을 지우거나 답메일 몇 마디 적는 것도 빠른 업무처리의 도구가 되어서 좋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소통과 네트워킹의 도구 SNS
 
신현묵: 트위터는 시간나는대로, 생각나는대로 이용합니다. 소셜 사회가 되다보니 자신이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는지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분들이 트위터 등을 활용해 나를 알리는데 더 적극적이었지요. 반대로 생각외로 어려워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좋아졌습니다. 블로그도 많이 해왔기 때문에 오픈이 쉬웠지요. 앞으로는 특정인이나 기업에 트위터 패턴을 분석하는 업무도 생기는 등 SNS를 통한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창출되는 재미있는 시대가 될 것 같습니다. 

보통 의사들, 보직자분들게 트위터를 하면 좋다고 권유합니다. 부하직원이나 제자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많이 알릴 수 있기 때문이지요. 가능한 많이 말씀해 주시면 분명 밑에서는 볼 겁니다. 단순히 글을 보기만 하더라도 의사소통의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를 통해 목표점이나 지향점을 많이 알려주면 좋다고 봅니다. 

두진경: 사실 저는 진료실에 매일 있다보니 다른 사람 만날 기회가 별로 없었습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SNS를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기자들도 그렇고 의료IT 분야 인맥을 알기가 어려운데, 관심있던 분야의 인맥과 정보를 알 수 있게 됐어요. 병원관계자 분들이나 의료기사들, 다른 일반적인 사람들은 의사가 어떻게 말하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알게 하는 유익한 도구가 되기도 했습니다. 

주로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출퇴근 시간이나 진료시간 전후, 심심할 때 이용합니다. 예전에는 화장실에서 책보는 것이 일이었는데 지금은 트위터를 하다보니 책 읽을 시간이 없네요. 다만 철칙 중에 하나는 일단 사람들 만날 때는 트위터를 절대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람을 만날 때는 그 사람에 집중해야지,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고 있으면 상대방이 기분이 좋을리 없죠.  

이재호: 트위터는 작년 9월에 가입하면서 그리 쓰지 않다가 정지훈 소장님의 강연을 듣고 시작해서 올해부터 쓰게 됐습니다. DM을 통해 직원들끼리 의사소통을 하기도 합니다.  
트위터를 이용하다보면 의료와 관련한 정보를 취득할 수 있습니다. 환자안전 등의 뉴스가 빨리 빨리 나를 찾아오고, 새로운 정보들을 많이 제공합니다. 아이폰 이전과 이후의 세상이 다르게 보이는 것이 참 많습니다. 스마트폰 사용하고 나서 지금까지는 성공적이었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송상용: SNS는 말 그대로 네트워킹인 것 같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 모여 계신 분들도 스마트폰에 의한 트위터나 페이스북이 아니었으면 절대 못만났을 분들이지요. 살아오면서 접할 수 있는 인맥이 한정적인데, 완전히 새로운 분들을 만난다는 사실은 정말 큰 의미로 다가오네요. 동창들도 만나는 친구들만 있어 왔는데 페이스북에서 많이 만나게 됐습니다. 갑자기 동창모임이 많이 생겨나기도 했구요.
삼성의료원 내부에서도 트위터를 처음으로 하는 사람이자, 페이스북을 여러 사람들에게 전파하고 있는 사람이 되어버렸어요. 평소 얼리어댑터는 아니었는데 얼리어댑터 그룹이 되는 재미있는 현상도 생기네요. 

임상진: 한시간이나 많은 날은 두시간 정도 트위터를 이용합니다. 기업의 경영자나 큰 병원에서 트위터를 이용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이야기가 매일같이 나오기 때문에, 병원을 경영하는 입장에서는 트위터를 통해 기업이미지를 어떻게 쌓을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됩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정말 존경할만한 사람도 큰 그릇으로 인정하지 않고, 경청하는 태도보다는 서로의 네트워크를 더 중요시 하는 경우가 많은 특징은 유의해야 할 부분 같습니다. 

트위터에서는 눈 건강, 라식수술에 대한 상담을 많이 합니다. 눈에 대한 질문과 답을 리트윗(RT)을 해버려요. 그렇게 하면 여러 트친들이 질문이 오고, 덕분에 2시간이 금방 가버리곤 합니다. 그러다가 가뭄에 콩나듯 우리 병원에 와서 수술 받겠다는 환자들도 생깁니다. 
트위터를 통해 온 환자가 서너명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일반적인 환자들이 트위터를 하는 비율은 너무 적습니다. 또한 이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습성이 있는데, 원장을 트친관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점도 있었습니다. 시시각각 질문도 더 많이 하구요. 

이재호: 병원, 의료진과 환자들이 같이 소통할 수 있도록 병원내 SNS 동호회가 어플 형태로 개발돼 의료진과 환자들이 네트워킹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군요. 
제가 트위터에 할애하는 시간은 30분에서 한 시간입니다. 대부분 자투리시간에서 출근하기 전에 엘리베이터, 화장실, 전철, 버스 등을 이용합니다. 주로 보건의료 관련 내용이나 뉴스 습득 의견을 올리고 개인잡담 직원들과 의사소통을 나눕니다. 

드물긴 하지만 건강상담도 6~7번 정도 한 기억이 있네요. 맹장염이 의심되는 분이 병원에 간다고 하기에 해당병원 응급실 후배들에게 잘 부탁한다고 전화도 했습니다. 간질환이 있는 어떤 분은 건강식품, 한약 등의 기사를 보고 문의해와서 너무 믿지 말라고 하기도 했지요. 부모님이 아산병원에 다니는데 만나게 되어서 반갑다고 신뢰를 보이는 경우도 있었지요. 
자궁경부암을 어떻게 백신 예방을 맞아야 하는 질문에 자궁경부암 예방 캠페인 트위터 계정이 있길래 연결을 해준 것 밖에 없는데, 고맙다는 인사를 받은 기억도 납니다. 
정지훈 소장님, 두진경 원장님, 양광모 대표님 등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모임까지 접목하고 병원에 초청강사로도 모셨던 적도 있습니다. 

김세준: 저같은 경우는 일반직이기 때문에 기자들이나 타병원 선생님들을 만날 기회가 별로 없죠. 덕분에 여러분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분들은 별도 리스트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아이디가 RT_HERO인데 트위터에서의 RT의 개념을 알기 전에 방사선치료를 뜻해서 만든 것인데, 아이디를 팔라는 의견도 있었지 뭐에요. 
반면 트위터로 곤란했던 사례도 있었어요. 트위터에서 후배를 혼내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DM으로 주고 받다가 한번 실수로 공개 트윗에 욕을 남겼다가 난리가 났었지요. 주의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SNS 시작할 때 이것만은 주의하자
 
임상진: 1990년대 후반 안과학회 홈페이지 만드는 것을 도와주면서 안과질환 정보와 상담이 시작됐지요. 몇 년 지나고 개원할 때쯤 외주업체에서 홈페이지를 만들어 관리하고 상담하고 홍보도 하는 시대가 됐더군요. 
지금은 안과, 성형외과 등의 답변이 100개라면 보통 99개는 직원들이 하고 있습니다. 트위터도 금방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홍보팀이라고 하면서 가끔만 원장님이 오신다고 하더군요. 의료에 관련된 것을 일반인이 직접 상담하고 단순히 홍보만 하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문제로 남을 것 같습니다. 


송상용
: 어느 날 병원의 한 파트를 홍보하고 싶다며 트위터를 통해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물어왔습니다. 트위터 마케팅에 관련한 많은 이야기가 있더라도, 상술을 이용하는 곳은 아니라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조금 더 활동을 해보시고 다시 생각을 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권유해 드렸지요. 저조차 마케팅과 관련된 것은 어느 누구하고도 대화하지 않기 때문에 트위터 자체를 즐기는 이들에게는 오히려 역효과가 나지 않을까 합니다.  

기술에 대한 지적재산권이 어떻게 균형을 잡아나갈 것인지도 관건입니다. 언젠가 개선이 되지 않으면 프로그래머들에게는 분명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아이패드를 보면 돈을 내고 프로그램을 구입하는게 익숙하지만, 한국에서는 우선 공짜 프로그램부터 구한다는 인식이 큽니다. 스마트폰과 아이패드 보급 이후 이런 문화가 정착되길 기대해 봅니다. 

두진경: 얼마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만성질환자 천식관리, 욕창관리 등의 어플을 개발해서 관리한다고 하는 기사를 봤습니다. 갑자기 무서워지더군요. 가뜩이나 지금도 개원가는 대학병원과 경쟁하는 시대인데, 자본을 가진 대학병원이 기술개발로 문턱이 그만큼 낮아지는 것은 우려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개원가에서는 인력이나 자본이 한계가 다 있는데, 이를 어떻게 따라갈지 문제입니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돌아오는 반대급부가 있을 것 같네요. 

송상용: 의료계에서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는 역시 개인정보보호 문제가 가장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환자 개인이나 질환 정보를 노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김세준: 이를 위해 연세의료원에서는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주의할 의무를 두고 있습니다. 환자정보 뿐만 아니라 기정사실화되지 않은 병원 정보도 조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이재호: 병원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는 하고 싶은 말을 딱 한사람이 이야기하는데, 사실 직원이 5000명이라면 5000명이 생각하는 방향은 제각각 다르기 마련이지요. 다만, 200~300명이라도 동시에 하게 되면 상당한 가치가 있고, 의료진 서로가 병원에서 좋은 활동들을 많이 알려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소비자가 뭘 원하는지 어떤 가치를 원하는지를 살펴보고 그에 맞는 가치를 줘야 합니다. “요로결석이 무엇인가요?”에 대한 기계적인 답을 달아봤자, 구글에 검색하면 수십만건 나오는 똑같은 답변을 정말 소비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일까요? 이런 것을 상식만을 이야기해봤자 우리병원이 제공하는 것을 나열하는 데 불과합니다. 소비자, 환자, 그리고 SNS 내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연구해봐야 합니다. 
 
스마트폰 기술, 의료환경과 만나다
 

송상용: 스마트폰은 응급환자에서 정말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로 정보가 병원에 보내지면 병
원에 가야하는지 아닌지, 어떻게 응급처치를 하고 병원에 이송할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스마트폰 기술은 더 진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눈에다 대면 망막혈관이 보이고 귀에다 대면 중이염을 진찰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가 될 것 같습니다. 또한 지금의 피부상태나 모발상태 등을 확대해 확인해 주는 어플을 개발한다면 인기있을 듯 합니다.  

임상진: 스마트폰 자체의 활용이 안되더라도 인터페이스를 연결한다면 가능합니다. 건국대병원 심혈관센터에서는 스마트폰을 혈압 등에 연결해 심장질환자들의 평소 관리를 가능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재호: 아마 USB나 블루투스로도 가능할 것입니다.  

임상진: 10년전 쯤 일본에서 소변분석이 되는 변기제품이 나와 주목을 끈 적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이같은 일들이 곧 현실이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신현묵: 지식경제부 프로젝트인 디지털병원 수출일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시도해보고 있는 것은  MRI, CT가 얹어져 있는 디지털베드를 만들어서 침대에 한번 눕기만 하더라도 기본적인 진단이 가능하게 하는 것입니다.  

송상용: 저 역시 스마트폰의 대유행과 함께 아이베드, 갤럭시베드가 나올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아까 이야기 나왔듯 환자가 누우면 곧바로 모니터링이 되는 형태지요. 

신현묵: 가장 쉽게 스마트폰 기술을 의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은 당뇨병은 제한이 많습니다. 스트립이 제조사마다 제각각 달라 표준화될 수가 없기 때문이죠. 만약 스트립이 오픈되어 있고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면, 당장 혈당관리부터 의료에 응용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오픈생태계로 흘러가야 합니다. 
OECD 가입국가가 아닌 나라들, 특히 중앙아시아에서 병원을 세울 때 기기를 기반으로 두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만약 오픈생태계가 가능한다면 의료기기에 대한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올리고, 의사들도 가능한 기술을 올릴 수 있게 하면 어떨까 합니다.  

송상용: 정말 누군가는 하지 않을까요? 

신현묵: 의료 쪽만큼은 공급자가 통제하고 소비자는 잘 모르는 상황이 많습니다. 조만간 생태계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통신회사들이 폐쇄적으로 가다가 아이폰 이후 한순간에 망가졌는데 우리나라도 오픈 형태로 가지 않으면, 품질이 더 좋고 직원이 많은 중국 등에 금방 따라잡히기 십상입니다.  

유럽의 u헬스는 보험회사가 참여합니다. 진료비가 덜 들어가거나 비용이 덜 들어간다고 계산되기 때문이죠. 애플 혁명 같은 것이 의료계에도 몇 년 뒤에 올 것입니다. 각자 갖고 있는 가장 좋은 임상법 등을 오픈하면 표준화가 빨라지고, 전문지식이 오히려 평균이 되는 때가 분명히 올 것입니다. IT가 그래왔듯, 의료에서도 간단한 전문지식부터 가능해지는 날이 올 것입니다. 이미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중국에 센터를 만들고 인도에 있는 의사들이 통계를 내면서 유럽, 미국은 분석을 하는 고부가가치 사업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송상용: 이미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병리의사의 평균 연봉이 25만달러에서 30만달러 등 몸값이 높지요. 인도에 있는 병리의사들이 수많은 검사를 원격판독해 미국, 유럽에 보내는 것입니다. 
병리검사가 저렴하면서도 관리감독할 의사조차 별로 없는 우리나라와는 정반대의 현실이네요.    

임상진: 아이폰 AS도 인도에서 하고 연결해준다고 하던데요. 

송상용: 이미 미국의 X-ray는 인도에서 판독한 뒤 미국의사가 최종 판단하고 있습니다. 자국에서는 좀 손해일 것 같다는 의견도 있지만, 노동을 줄이면서도 이미 주어진 판독량이 상당해서 전혀 무리가 따르지 않습니다. 지금 영상의학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두진경: 혹시 자국민들이 미국의사가 아닌 이들이 판독한 사실을 알면 어떻게 될까요?  

이재호: 판독의 질적인 수준이 차이가 없다는 식으로 보험회사가 접근하고 있습니다. 원격의료가 좋다고 생각하지만, 바로 그 원격의료에 의해 자신의 진료영상을 미국의사가 아닌 인도의사가 판독해주는 상품을 보험에서는 내세우고 있습니다.  
결국 돈있는 사람들은 원격이 아니라, 미국의사들이 직접 판독을 해준 상품을 선호하고 보험료가 더 비싸집니다. 기술의 진보에 따라 더 앞서간 의료서비스를 받더라도 의료서비스의 질은 소비자의 마음에 맞지 않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신현묵: 심지어 미국, 유럽 등에 현지의사들이 직접 판독을 해주는 고가보험이 생겼다고도 합니다. 

이재호: 원격진료를 하게 되면 진료시간이 짧아지는지, 의사들을 보러 갈 필요가 없기 때문에 좋은지에 대한 두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사실 환자는 병원에 와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데 비해 원격진료는 정보를 다 알고 있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게 되지만, 환자는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환자는 3개월에 한번씩 의사를 만나고 싶어하는데, 당뇨병 같은 경우는 기존 3개월이 아닌 6개월에 한번씩 와야만 보험처리를 해주겠다고 하는 것이 바로 원격진료지요. 나머지는 본인부담이 생기는 것이고, 보험이 아닌 비보험에서 의사와 만나야 되는 것입니다. 비용을 줄이고 계량화가능할지 몰라도, 아날로그로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은 무시가 될 수 있습니다. 환자입장에서는 원격진료를 통해 의사를 만날 수 없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신현묵: 의료에 IT를 도입했을 때 비용이 줄인다거나 효과를 높인다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의료보험 하에서 가능한 진료시간을 줄여서 더 많은 환자를 볼  수 있도록 돕고 있는 우스운 현실입니다.  
10년 전에 낮에 환자를 보고 밤에 가서는 몸상태라 괜찮아졌는지 전화를 돌렸던 원장님이 계십니다. 지금은 환자들하고 SNS를 통해 만나고 있는데, 이같은 환자와의 소통이 의료IT에서 가능해질 것 같습니다. 원격진료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접목시켜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새로운 세상, 일단 시도부터
 
송상용: 내년은 정보와 의료가 함께 갈 것입니다. 가장 좋은 것은 역시 항상 휴대하고 다니는 휴대폰입니다.
 애니콜의 콜하고 메디를 붙인 '메디콜'의 시대가 올 것으로 보입니다. 의료전용으로 혈압이니 혈당 등 의료전문 스마트폰이나 의료전문 태블릿PC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의료비가 비싸지기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병리정보 공유그룹인 PATHOLOGY WORLD를 만들고, 헐랭이들이라는 BMI 30넘는 분들을 24아래로 만들어주는 헐랭이들이라는 다이어트그룹을 운영해볼 계획입니다. 

두진경: QR코드로 모바일 홈페이지 만들어 보고 스마트폰으로 접속하는 분들께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진료를 하면서 트위터나 페이스북 창을 띄워놓는데, 환자들이 알아보면 같이 팔로우를 맺기도 합니다. 트위터를 통해 요로결석 환자인데 어떻게 하냐고 문의가 와서 지금 당장 오시라고 했던 적도 있습니다다. 이런 식으로 고객의 만족을 높이기 위해 진료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병원 차원에서는 진료기록 어플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개인병원이 살아나갈 방법은 전문화된 병원이기 때문에, 전립선 어플을 만들어서 산모수첩처럼 수첩같은 개념으로 해서 관리를 해줄 수 있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PSA수치를 입력하면, 질환이 의심되는 수치인지 아닌지 판단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플 개발 비용은 부담이 됩니다. 어플만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서버도 만들어야 하고 보안문제도 있고 만만한 것이 아니더군요. 이렇게 어플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비용대비 효과는 얼마일지 역시 중요해지겠지요. 만족도는 올라가겠지만 비용대비 효과가 얼마나 따를지에 대한 의문도 들었습니다. 다만 어플 개발 비용이 좀더 내려가고 병원들도 여유가 되면 보다 활성화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재호: 병원직원용 SNS를 활용하고 싶습니다. 명지병원에서 조만간 오픈할 예정이라면 한번 이용해보면 좋겠군요. SNS를 밖에서는 잘하면서 원내에서는 못하는건 어불성설이겠지요. 직장 내에서 SNS를 통해 의사소통을 활발하게 해서 의견을 모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 약이든 장소든 환자든 Point of Care에서 QR코드를 폭넓게 활용해보려는 계획도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모바일 PHR를 구현해 나갈 수 있으며, 환자들은 자신의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 걸음 더 가능해질 것입니다. 

삼성병원이든 분당서울대병원이든 분명 건강관리용 어플이 각 질환별로 나올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아이패드 등 태블릿 PC로는 더 많이 나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산병원에서도 모바일 헬스 어플을 통해 복약상담, 약품상담 등을 할 수 있도록 복약지도를 하고, 병원정보시스템을 모바일외에 태블릿PC로도 구현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원내에 아이폰도 추가로 더 풀릴 예정입니다. 

김세준: 연세의료원은 얼마전 전 의료진이 트위터를 해야 한다는 교육을 진행했고, 이철 의료원장님께서 이를 적극적으로 승인하셨습니다.  원장님은 트위터를 시작하면서 2마디밖에 없으셨지만, 분명히 의지는 있으신 분이입니다. 이런 모임들이 내년엔 보다 활발하게 준비되고 오픈되길 바랍니다. 

현재 인사고과 자기 평가를 하고 있는 과정인데, 지금은 강남세브란스 SNS 동호회 '연인‘의 회원이 70여명이지만 내년에는 300여명을 만들고 싶다고 적었습니다. 300명의 최대 효과를 누리려면 의료진이 많이 활동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상당수의 의료진들은 관심이 없습니다. 심지어 트위터 하는 의료진보고 '시간 참 많다', '그러니까 논문이 안나온다'라는 등의 우려섞인 말들도 나옵니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씀하셨듯 짬짬히 이용하면 되는 것으로 단순히 기우에 불과합니다. 의료진의 참여가 환자들과의 대화 참여를 통해 병원에 신뢰를 가져다줄 수 있을 것입니다. 
병원차원으로는 환자용 어플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산모수첩, 아기수첩, 당뇨수첩 등 수첩시리즈를 기획하고 있으며, 동호회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대상을 받는 성과를 가지기도 했습니다. 

신현묵: 명지병원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있습니다. 우선 환자들을 위해 아이패드 플립보드 어플을 통해 병실과 진료과에 입원했을 때 서로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도록 리스트업을 하고, 뉴스레터를 만드는 어플을 구현해보고 있습니다. 병원 홈페이지는 전화번호만 보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제는 일방적인 정보에서 벗어나 신뢰받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트위터를 통해 소통을 시작했다면 그 이상의 것들이 내년엔 쏟아질 것입니다. 혹여 트위터가 죽어도 그 경험은 남아있기 때문에 이를 뛰어넘는 기술이 계속 보편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환자 뿐만 아니라 개원의들의 역할도 중요하기 뷅문에 개원의들이 어플에 대한 아이디어를 쉽게 실현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환자와의 주치의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개원가에서 접목될 수 있는 영역이 분명히 많습니다. 

이재호: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등 투자대비 효과를 따지고 갈 것인지, 일단 먼저 나갈 것인지 아니면 지속적으로 늦게 가더라도 탄탄하게 준비할 것인지 등의 문제에 부딪힙니다. 새로운 세상에 새로운 매체,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여러 가지 중에 하나일 뿐입니다. 

일단 시도부터 해보지 않으면 안됩니다. 처음부터 면밀한 분석 하에 가게 되면, 돌다리 두드리다 못 건너는 것과 비슷합니다. 시도를 해봐야 합니다. 트위터 등을 보면 불안정하다. 비이성적이고 마녀사냥도 많이 일어나지요. 많이 접근하는데 있어 여러 가지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많긴 합니다. 그러나 무조건 하지 말라고 해서 될 문제는 아닙니다. 소비자 중심으로 가치를 생각해보면 쉬울 것입니다. 당장 나 자신의 가치가 아니라 저 사람의 가치가 뭔지부터 생각해보면 의외로 답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손종관 본지 편집국장: 스마트폰 열풍을 주제로 '소주토크'라는 생소한 모임에 참석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저희 메디칼업저버에 새로운 시도와 좋은 의견으로 찾아뵙길 기원합니다. 건강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건배합시다.

임솔기자 slim@mmkgrou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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